낮에는 붉은 단풍, 밤에는 쏟아지는 별빛
한겨레입력2013.10.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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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esc] 커버스토리 가을 추천 캠핑장
가을 캠핑 즐기기 좋은 휴양림·국립공원·체험마을·섬 야영장 12곳
활동하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 멋진 단풍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꿈꾸며 여행할 수 있는 가을이다. 낙엽을 담고 흘러내리는,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에 청명한 가을 하늘이 내려앉는다. 이 아름다운 계절의 자연 속에 텐트라는 아담한 집 한 채 짓고, 자신에게 주어진 온전한 하루 이틀을 지내보는 건 어떨까. 텐트 위를 물들이는 단풍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밤이 찾아오면, 무수히 떠오른 별빛이 오랫동안 잊고 살던 꿈을 일깨워 가슴속에 요동치게 한다.
온 나라에 번진 캠핑 열풍으로, 전국 각지에는 1200곳이 넘는 캠핑장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멋진 가을 캠핑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떤 캠핑장을 찾는 게 좋을까?
국립 자연휴양림 야영장
먼저 캠핑장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목적지를 결정하기 쉬워진다. 언제 찾아도 늘 아름다운 곳이 바로 가을철에도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잘 보전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조성된 국립자연휴양림들이 그런 곳이다. 산림청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들은, 특히 단풍철인 가을에 꿈속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경기 4곳, 강원 12곳, 충남 3곳, 충북 2곳, 전북 3곳, 전남 3곳, 경북 6곳, 경남 3곳, 제주 2곳 등 전국 38곳에 휴양림이 운영되고 있다.
국립 자연휴양림의 장점은 우거진 숲, 누구나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데크로드(산책로), 생태식물원 등 친환경적 기반시설이 잘 조성돼 있고, 전문가의 숲 해설, 목재로 곤충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점이다. 텐트를 설치하는 목재 데크의 크기가 대부분 3m 정도라 중대형 텐트 설치가 곤란한 점도 있지만, 정말 아름다운 숲 속에서 제대로 된 힐링의 시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용료 또한 사설 캠핑장에 비해 저렴하다.
하지만 자연휴양림 야영장은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6주 뒤까지 인터넷 선착순 예약을 받는데, 주말에 이용하려면 엄청난 경쟁을 뚫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1인당 9회까지 3순위 예약 대기가 가능하니 예약 취소분을 노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자연휴양림도 있는데, 이 또한 예약이 만만치 않다. 일부 지역은 당일 도착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www.huyang.go.kr).
추천 야영장
● 경기도 산음자연휴양림(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산84). (031)774-8133. 부대 편의시설 최상급. 황토 온돌 데크도 있다.
● 강원도 방태산자연휴양림(인제군 기린면 방동2리 산282-1). (033)463-8590. 아침가리골(조경동), 방동약수, 진동계곡 등 주변 경관이 좋다.
● 경북 청옥산자연휴양림(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산13-64). (054)672-1051. 경북 오지 지역. 편의시설 양호. 전기 사용 가능
국립공원 야영장
자연휴양림 못지않게 인기가 높고 아름다운 곳이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이다. 지리산·설악산·오대산·내장산·태안반도 등 전국 15개 국립공원 안에 31곳의 야영장이 운영되고 있다. 다만, 국립공원의 특성상 깊은 숲 속 지역에 인위적인 야영장을 조성할 수 없는 탓에 자연휴양림처럼 울창한 숲 속 캠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곳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사시사철 매력을 발산하는 야영장임엔 틀림없다. 더구나 단풍철에는 꼭 찾아볼 만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누리집에서 인터넷 예약 또는 당일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야영장(ecotour.knps.or.kr/camp).
추천 야영장
● 강원도 설악동야영장(속초시 설악동 43). (033)636-1262. 대규모 캠핑장. 설악산 등산, 속초 관광. 일부 전기 사용 가능.
● 경북 주왕산 상의야영장(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333-1). (054)873-0018. 주왕산 등산 및 계곡 트레킹. 편의시설 양호. 주산지, 달기약수 등.
● 전북 지리산 뱀사골야영장(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431). (063)630-8901. 뱀사골 단풍 트레킹.
농어촌 체험마을 야영장
안전행정부·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들에서 농어촌의 소득 향상 및 도시와 농어촌 교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체험마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마을들에서는 최근 소득사업의 하나로 폐교나 여유 부지를 활용해 캠핑장을 조성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곳을 찾는다면, 따뜻한 농어촌 인심을 맛보고 해당 지역의 특산물 수확체험을 하며 색다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농산물 수확체험을 통해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면서 저렴하게 특산물을 구입하고 농어촌의 훈훈한 정도 느껴볼 수 있는 농-도 상생의 캠핑 방식이다. 가을철에는 밤 줍기, 감 따기, 고구마 캐기, 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경험해볼 수 있어 특히 가족단위 캠핑을 즐기기에 좋다. 대개 인터넷 예약제다.
농어촌의 야영장을 찾을 땐 되도록이면 먹을거리 재료 등은 해당 지역에서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시골 전통시장이나 지역 농협 등을 찾아 그 지역 생산품을 구매하는 것이야말로 '공정 캠핑'의 시작이다.
추천 야영장
● 경기 고로쇠마을(남양주시 수동면 비룡로 1705길 30, wellbeing.invil.org). 주변에 산촌꽃마루캠핑장, 하늘정원, 몽골문화촌 등이 있다.
● 강원 살둔캠프(홍천군 내면 율전2리, saldun.invil.org). 내린천 상류 지역. 계곡과 단풍이 멋지다. 인터넷 예약제.
● 충청 아산기쁨두배마을(충남 아산시 둔포면 석곡리길 101, asan.invil.org) 배 따기, 고구마 캐기, 땅콩 캐기, 송편 만들기 등 체험 가능.
섬 야영장
섬으로 떠나는 캠핑도 특별한 경험이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여객터미널, 영종도나 대부도 등에서 출발하는 배를 이용해 가까운 섬 지역을 찾아갈 수 있다. 한적한 가을 바다 정취를 느끼며 아름다운 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다.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연안에 야영장을 갖춘 섬이 많다. 대개 예약도 필요 없고, 무엇보다 혼잡하지 않아서 좋다. 차량, 모터바이크, 자전거를 싣고 들어갈 수 있는 차도선이 운영되는 곳도 많지만, 때로는 배낭 하나 짊어지고 찾는 것도 낭만적이다. 정해진 야영장이 없더라도 대부분 섬의 해수욕장 주변에서 야영이 가능하고, 화장실·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진 곳도 많다.
추천 야영장
● 장봉도(인천 옹진군 북도면 장봉리, www.ongjin.go.kr/tour). 옹암·한들·진촌해수욕장 등.
● 신도·시도·모도(인천 옹진군 북도면, www.ongjin.go.kr/tour). 연륙교로 연결. 수기해변 등.
● 무의도(인천 중구 무의동, www.icjg.go.kr/tour). 하나개해수욕장, 호룡곡산, 소무의도, 실미도 등.
글·사진 김익성/건축사, <와편의 오토캠핑 탐구생활> 저자
춥다고 난로 켜면 안돼요
추위를 느끼는 정도와 안락함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가을 캠핑에선 여름에 쓰던 장비만으로도 큰 불편은 없다. 11월 초·중순까지는 굳이 겨울용 침낭이나 난로용품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 땅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냉기 차단을 위해 조금 더 두꺼운 매트를 쓰거나, 얇은 매트를 덧깔아주면 된다. 여름 침낭 안쪽에 담요를 넣어 사용해도 좋다.
그래도 추위가 걱정된다면 침낭 발치에 핫팩 한두개를 넣어두면 따뜻한 잠자리가 만들어진다. 핫팩이나 뜨거운 물을 담아 사용하는 탕파는, 수납주머니나 수건 등으로 잘 감싼다고 하더라도 저온화상의 우려가 있다.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발치 아래, 침낭 여유 공간에 두도록 한다. 춥다고 중소형 텐트 내부에 화석연료(액화석유가스, 휘발유, 경유 등)를 사용하는 난로를 켜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잠시 켜고 끈다고 하지만, 깜빡 잠이 들면 질식사 우려가 매우 높다. 해마다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요즘엔 많은 캠핑장에 전기시설이 돼 있어 유용하게 쓰인다. 주의할 것은 전기난로 등 전열기의 사용이다. 전기난로 사용은 전기를 특히 많이 소모해 캠핑장 전체 정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설 캠핑장에서 전등 2개, 전기담요 2개 정도만 허용하고 전열기 사용은 금지하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옷은 긴팔 의류에 점퍼 등의 보온 의류를 갖추도록 한다. 산악지역은 저녁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두꺼운 점퍼 등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얼굴과 목 부위를 가릴 수 있는 머플러나 버프, 수면 양말도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문명의 편의와 안락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대자연 속에서 머물며 호흡하는 일이 바로 캠핑의 본질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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