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분석/연구자료

통일 보다는 통합

청초골 2008. 1. 18. 11:19
분단이후 남북한 양측은 서로 각자의 생각에 사로잡혀 "통일"을 외쳐 보았지만 오히려 분단을 더욱 공고화시키는 결과만 가져왔다. 통일이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숱한 통합의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최종 결과물에 집착한 나머지 그 과정에 이르는 각 분야의 "통합"을 도외시하였다.

따라서 "통일"과 "통합"에 대하여 한번쯤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통일이란 본질과 현상이 하나인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흐트러져 있는 것을 질서정연하게 정리한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남북통일이라 하면 1체제 1국가로의 전환을 의미하는게 된다.
하지만 2개의 국가가 1개의 국가로 되는 방법은 한쪽이 소멸되거나 혹은 양쪽 모두 소멸되어 다시 수립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전자는 접수 또는 흡수되는 방식이고, 후자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세포분열을 통하여 서로의 실체를 상실하고 새로운 실체로 거듭 태어나듯 양체제를 해체하여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분단이후 남북한 양측이 생각한 통일방식은 상대방을 접수 또는 흡수하는 방식이었다고 본다. 그리하여 서로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결만 해왔다.
하지만 통일을 위하여 남한의 정치체제도 변하고 북한의 정치체제도 변하는 세포분열 방식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 옛부터 권력이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고 하였는데 남쪽이나 북쪽 모두 한민족을 통치하는 권력의 일부를 포기하면서 체제통일을 하는 문제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통일이란 한민족에게는 신기루 같은 환상에 불과한 염원일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민족으로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통일이라는 이상향에 얽메여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남북교류와 같은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여 정치체제를 제외한 사회 각 부분의 통합을 찾는 길이다. 남한과 북한사회에서 정치체제를 제외한 각 분야라함은 경제,문화예술,종교,군사 등 수도 없이 많다. 수도 없이 많은 각분야의 통합을 정치체제가 다르고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류를 통한 통합을 가로막거나 지연시켜서는 안된다.

통합이란 두개이상의 개체가 각자의 본질과 현상을 유지하면서 서로 조화롭게 상호작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 속의 핵이라는 세계도 결국에는 두개의 중성자와 한개의 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핵이란 중성자와 양성자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강한 힘으로 뭉쳐져 있는 구성물일뿐이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강하게 뭉쳐있기에 주변에 전자를 잡아 두고서 핵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자핵의 이와 같은 조화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는 태극세계와 같은 모습이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에서 분단된 한민족이 나가야 할 지혜를 찾는다면 이제부터는 남과 북이 서로를 강하게 끌어 안아야 동북아의 중심에 서고 세계를 이끌게 될 것이다.

사회 각 분야의 통합 중에서도 남과 북이 제일 심혈을 기울여 통합을 이루어야 할 분야는 경제분야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모든 노동은 결국 생산을 위한 것이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경제활동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남한에 비하여 뒤쳐져 있는 북한의 경제는 남한으로서도 값싼 노동력과 토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북한으로서는 국가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
그리고 더 나가 남과 북이 경제적으로 공동체를 충분히 형성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왕래가 잦아지면 화폐를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 화폐까지 통합이 이루어지면 남과 북이라는 구분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정치체제에 불과해질 것이다.